줄거리
원작이 끝나기 전, 나는 마지막으로 주인공들의 사랑을 확인시켜주는 들러리 역할이었다. 내 결혼식에서 탈출한 남주가 나와 파혼하고, 하객석에 앉아 있던 여주에게 보란 듯이 청혼하면 끝나는 일이었는데……. “다음 순서로 신랑 입장이 있겠습니다.” “어랍쇼?” 큰일 났다. 신랑 얼굴이 내가 알던 그 낯짝이 아니다. 금발이 아닌 새카만 머리, 파랗지 않고 빨간 눈, 순딩이는 개뿔 까칠한 괴팍 미남. 더군다나 이 남자……. “카, 카를로 경?!” 같은 탑, 같은 부서, 내 직장 동료다. “그동안 속여서 미안합니다. 사실 맞선 자리에는…… 루카스 경이 아니라, 모두 제가 나갔습니다.” “……네?” “로제 양을 좋아해서 그랬습니다. 저는 아주 오래전부터 로제 양을 짝사랑해왔으니까요.” 남주 소꿉친구가 날 짝사랑해왔다는 전개는 어디에도 없었는데. 더군다나 우리가 결혼하게 될 줄도 몰랐는데! 이건, 내 미래를 뒤흔들 엄청난 변수. 데이트했던 그때의 그 예쁜 미소로, 그가 한손에 반지를 들었다. “이대로, 멈추고 싶지 않은데.” * 부서진 건물 사이로 날카롭게 바람을 가르는 굉음이 일었다. 시야가 위태로운 먼지바람 속에서도 나는 선명히 볼 수 있었다. 모든 게 그의 손짓만으로 해결된 일이라는 걸. “부인, 괜찮습니까?” “……마, 마탑주님?” 마탑 안에 탑주가 숨어있단 소문이 진짜였다고? 아냐, 내 남편이 마탑주일 리가 없는데! * 이 표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.